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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뻔한 칫솔

살구 2009. 7. 16. 14:31


맨날 치약만 먹고 이는 닦는둥 마는둥 해서
미세 진동에 의한 음이온이 발생해 치약없이 물만으로도 이닦는 효과가 좋다는
아기용 전동칫솔을 사줬다.
이걸 쓰면서부터 이는 한 30초 닦고
뱅글뱅글 돌아가는 칫솔 구경하는 재미에 빠졌다.
암튼 전처럼 플라스틱이 뭉개지도록 칫솔을 오래 물고 빨고 하지 않아서 좋구
이도 구석구석 닦이는 것 같아 엄마는 만족.








지난주 어느 아침.
그날도 짧게 이를 닦고,
또 어딘가에서 칫솔을 뱅글뱅글 몇 바퀴 돌린 후,
다했다고 가져올 타이밍이었는데...
어디선가 칫솔을 던져버리는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남편도 나도 둘 다 그 소릴 들었지만
바쁜아침, 각자 정신이 없었고
청소하다보면 어디선가 나올테니 그냥  
"어허~~" 한마디 크게 지르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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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6시간쯤 뒤.


칫솔은 변기 속에서 잠수중인 채로 발견되었다.
변기 뚜껑만 열려있었어도 좀더 일찍 봤을텐데. ㅜ.ㅜ
두 달도 못쓰고 버리는구나 했는데 웬걸 다행히 진동이 살아있다.


사건현장에 바로 데려가 야단을 쳤어야 했는데
낮잠을 자고 있어 그러진 못하고. 깨자마자
"은후가 변기에 칫솔 버렸어?"
물으니 배실배실 웃으며
"응" 
그러더니 이불로 도망가 얼굴을 파묻곤 깔깔대며 웃는다.
이녀석 잘못을 알고 그러는거야?
또 그러면 혼~~~내준다고,
담부턴 안그러기로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