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가을.
결혼하고 8년만에. 처음으로 친정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갔다.
3년 전, 나 허리디스크로 병원에 한 달 동안 입원해 있을 때...
나만 빼고 모두 함께 여름휴가를 갔다온 적이 있긴 하나...
그 땐 내가 없었으므로 무효. 나포함 전원 출석한 요번이 처음 맞다. ^^
비오는 제주...
숙소 유리창에 붙어있던 신기한 도넛 모양 달팽이.
우리가 머문 곳은
섬 안의 섬 같은 곳...
고요한 섭지코지.
더이상 중국인들에게 이 땅을 팔지 말았으면......
중국인 소유 콘도가 지어지면서부터였나...
안타깝게도 이 높고...... 낮고...... 넓은...... 한적하고 고요한 느낌이
올 때마다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느낌이다......
작년에 왔다가 평일이라 못 들어간 지니어스 로사이도
언니랑 같이 가봤다.
혹들은 떼어두고 조용히 명상~
힐리우스에서의 3박 4일.
형부 덕분에 좋은 곳에서 편히 쉬다왔다.
작년에 휘닉스 아일랜드 머물며 섭지코지 산책하다 힐리우스 입구 울타리 딱 마주쳤을 때...
못들어가게 땅을 갈라놨다고 몹시 궁시렁궁시렁 실망했던 남편인데...
올해는 그 곳에 들어와... 좋다며 누린다.
사람이란... ㅋㅋ
좋은 건 좋은거니까. ㅋㅋ
둘째날.
모두 함께 배타고 우도로~
취향대로 고루고루 두 팀으로 나뉘어 점심을 먹었다.
나는 하하호호 햄버거 팀.
다른 한 팀은 할아버지가 주축이 된 얼큰한 해물 라면 팀. ㅋㅋ
이모네 가족사진 찍는데 우리 민폐 1호.
언제나 장난기 발산 우리 1호.
언제나 당분 섭취에 목마른 우리 2호.
언제나 이 모든 상황을 등돌려 외면하고픈 우리 3호.
우리집 세남자 일상이 고스란히 이 한 장에 담겼다.
제일 신난 이모부. ㅋㅋ
산호사해변에서의 추억.
핑크빛 산호 조각 골라 줍고 있는데 친구들한테 번쩍 들려 이 물 속에 풍덩 빠졌던...
십 몇 년 전 나의 수학여행의 추억도 떠오른다...ㅋㅋ
셋째날.
할머니 할아버지는 숙소에서 조용히 쉬시고...
우리도 언니네도 각각 따로 놀기. ㅋㅋ
카트장 승마장이 같이 있어
우리 넷 모두 카트 경주 하고,
유재랑 나랑 둘만 말을 타려고 했는데...
막상 말을 보더니 유재가 안타겠다고 하여
은후랑 나만 타기로.
멋진 풍경 감상하는 여유로운 산책... 쯤으로 기대했는데
남는 건 질퍽질퍽 불안했던 말똥밭의 말똥냄새 뿐.
말이 불쌍했던 유재...
이렇게 하염없이 말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돌아온 말에게
"말아~ 힘들었지?" 하고 쓰다듬어주며 웃음을 찾은 유재.
유재는 참... 휴머니스트다.
크르렁대며 교감을 나누던 말도 분명 느꼈을 거야... 우리 유재 마음을.♡
이어서 남편이 선택한 목적지는
미로공원
메이즈랜드.
런닝맨에 나왔었다나?
늦여름 막바지 햇빛이 한여름 땡볕보다 뜨겁게 내리쬐던 이 날.
나는 보기만 해도 빙글빙글 까마득~
등에는 얼음물통 하나씩 짊어지고
뿜어져나오는 안개 속을 헤치며...
출구찾기.
거의 한여름의 극기훈련이었다.
미로 지도 보며 걷고 걷고 또 걸으니
결국은 탈출~!
십 몇 년 전 그 때 그 수학여행에서 나는 무심코 하루방 코를 만졌었지...
그 결과. ㅋㅋ
우리가 카트 타고 말 타고 미로 공원을 헤매는 동안...
언니네는 쇠소깍에서 유유히 투명카약을 타고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우리 두녀석 없는 조용한 숙소에서 아마도... 힐링다운 힐링을 하셨겠지... ㅋㅋ
손자들과 함께 있는 시간은 언제나 불안불안...
손녀딸과 함께라면 어디인들 참 평화롭다...
지유가 나비를 잡아달라고 하니
할아버지는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한 방에 덥석 잡아주셨다.
할머니 말씀하시길, 애인이 해달라니 다 해주셔야지~^^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떠올랐다.
몇 십 년 전... 방에 날아다니던 통통한 똥파리 한마리가 거슬려 내가 잡아달라 했을 때도...
아빠는 날아다니는 파리의 움직임에 몇 초간 초집중하더니 실로폰채로 한 방에 때려잡아 주셨지.
딱!!!
파리가 죽음을 맞던 그소리.
정말 깜놀했던 우리 아빠 그 실력... 녹슬지 않으셨네. ㅋㅋ
마지막 날 마지막으로 들른 넥슨컴퓨터박물관.
입구부터 박물관 특징 고대로 보여주던.
엔터키는 왜 쓸 수 없나...ㅋㅋ
난 요번 제주도 여행에서 처음 봤다.
이 셀카봉이란 물건.
에코랜드에 수학여행 온 여고생들이 모두 이걸 하나씩 들고 있었다.
문화적 충격같던 그 광경. ㅋㅋ
셀카도 진화해가는구나. 한창 셀카찍던 옛날옛적 그시절에 나에게도 이런 물건 하나 있었더라면...
남아있는 결과물들에... 좀 덜 안습이었을텐데...ㅋㅋ
오락실 드나들던 언니의 실력도 녹슬지 않았고...ㅋㅋ
거울 보고 있는 우리 첫째아들. ㅋㅋ
컴퓨터뮤지엄 레스토랑스러웠던 int.
머리가 아팠던 우리 둘째아들은 재밌는 키보드와플을 보고도 시무룩.
다행히 아빠가 달려가 사 온 두통약 먹곤 곧 살아나
게임삼매경.
아이들에게 게임이란...
행복?
: (
아무튼 이곳에서 우리의 제주도여행은
해피엔딩.
: )
굿바이~ 제주도.
2014. 9. 3 ~ 6. 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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