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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2012

2012. 12. 31. 23:41 from white





"엄마, 내가 웃긴거 보여줄께요~"
"엄마, 이것 봐봐요~"
"나는 엄마가 정말 좋아~"
"엄마는 정말 예뻐요~"

올 한 해 아이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들이다.
돌아보니 아이들로 인해 내가 참 많이 웃고 살았다...





저녁밥을 먹던 은후, 멸치반찬을 맛있게 먹다말고 엄마에게 문득
"엄마, 멸치들 다 바닷속에 다시 데려다주고 싶어."

왜?

"불쌍하니까."

왜 불쌍한데?

"멸치들이 다 죽어서... 바다에서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멸치는 죽었지만 은후가 많이 먹으면 은후 몸속에서 튼튼한 뼈가 돼 은후랑 같이 살게 되는거라고 위로(?)해주었더니
급 반전된 표정으로 자기 팔꿈치를 가리키며 멸치가 요기로 가서 완전 딱딱해졌다며 좋아한다.
슬픔은 사라졌다.




저녁밥을 다먹고 오늘도 동생과 나란히 컴퓨터 앞에 앉아 점박이 공룡을 보고는 엄마에게 오더니
"엄마, 나 점박이 공룡 보다가 울음이 나올 뻔했어."

왜?

"슬픈 음악이 나왔어... 그리고 아기 타르보가 너무 예뻐서 울음이 나오려고 했어..."



영화를 보고나면 늘 아기 타르보 사우루스 한마리가 너무 키우고싶다는 은후. : )

공룡을 좋아하는 감성보이는 여섯살의 마지막 밤, 공룡처럼 세수를 하고 공룡처럼 손가락 두 개로 로션을 찍어바르고 엄마와 누워 이야기를 나누다 잠이 들었다.

은후의 2013년 소원은
찻길에 있는 자동차들을 모두 다 갖게되는 것. (1:43 스케일 장난감 사이즈로)
일곱살이 되면 무얼 제일 먼저 하고 싶냐는 엄마의 질문엔
"유치원에 가고싶어... 나는 유치원이 정말 좋으니까......"

이 말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엄마의 질문에 대답없이
나의 사랑스런 여섯살 첫째아들은 쿨쿨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네 살 되면 엄마랑 더 재미있게 놀자~?
네 살 되면 형아랑도 사이좋게 지내자~?
네 살 되면 밥도 더 잘먹자~?
네 살 되면 어린이집도 다니자~?

싫어. :-(
싫어. :-(
싫어. :-(
싫어. :-(

엄마가 하는 모든 말에 무조건
싫어. 싫어.만 하다 잠든. 이제 몇 분 후면 네 살이 되는 못말리는 고집쟁이 반항아 나의 둘째아들.

감성보이 첫째아들과 귀여운 반항아 둘째아들이 내년엔 부디 다치지 않고...
천사형과 순둥이 동생의 그시절처럼 평화로운 일상을 보낼 수 있기를......˘ ˘♡





한 해를 얼마 안 남긴 시점. 며칠 전 남편이 나에게
아이들을 대하는 내 모습이 엄마가 달라졌어요에 나오는 엄마들의 달라지기 전 모습같단다.

무슨 천사엄마라도 되길 바라는거야?
아들 둘 키우면서 이정도 화도 안내면 나는 속터져 어찌 살라고.
뭐 자기는 얼마나......-_- 부글부글~ 씩~ 씩~
순간 호랑이엄마는 남편때메 속이 한 번 더 뒤집혔지만
암튼 새해에는 엄마가 달라져야겠지.

어쨌든 감사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한 해. 그 어느 해보다도 아이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살았다는 것.♡
고맙고 미안하다.




하루도 일주일도 한 달도 1년도 참 후딱이었던 한 해였다.
하루의 끝이 늘 그랬듯 한 해의 마지막도 역시 아쉬움과 후회로 가득하지만
내년엔 하루하루 더 많이 사랑하며 더 많이 웃으며 보내자고... 새롭게 다짐하며
2012년 마지막 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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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