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 속았다.
같이 방에 있는데 갑자기 가방을 들고 달려나가 쿵 던지는 소리가 나서
가방을 싱크대에 던져버린 줄 알았다.
후다닥 쫓아가보니 가방은 목에 걸려있고
밖에 나가고싶어 현관문 손잡이를 돌리는 소리였다.
하라고 해도 해도 안하는 일이 있는가하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하는 일도 있다.
다먹고 나면 빈 그릇 싱크대에 갖다 던지기.
덩크슛을 하듯
한손으론 싱크대를 붙잡고
힘차게 슛!
풍덩~
이젠 빈 그릇만으론 성에 안차는지
다 씻어 정리해둔 싱크대 속 바가지나
1년에 한번 쓸까말까한 온갖 잡동사니들까지 꺼내 던져넣는통에
먹은 것 없이 설거지거리만 쌓여간다.
심심하면 장난감도 갖다 던지고
다 먹고 난 수박껍데기, 병, 팩 등등 쓰레기통으로 가야할 것들도 자꾸 싱크대로 모이고 있다.
의도는 어찌되었건
너는 늘 일거리를 만들고
나에겐 늘 일거리가 끊이질 않는다.
가방까지 던져버린 줄 알았네~
말썽꾸러기에게 길들여진 엄마는 맘대로 착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