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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30 첫 캠핑. 파주 느티나무 그늘아래. 4






극도로 빈약한 장비를 가지고
오로지 자연과 하나되어 즐기다오자는 일념으로 떠난
첫 캠핑.


우리의 모토는

"자연과 더불어 거침없이...!!"

ㅋㅋ













둘째가 웬만큼 크면 언젠간 캠핑을 떠나야지 하고
작년에
버너랑 코펠이랑 랜턴같은
아주 기본적인 용품들만 미리 준비를 해뒀다.












많이 컸다 우리 둘째. ^^














우리집.


요즘 캠핑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20년도 넘은 구식 텐트지만...
우주선같은 모양이 맘에 든다.
아직 쓸만한가... 테스트겸 친정에서 빌려옴.


1박 2일 써 본 결과.
앞으로 20년은 더 써도 끄떡없겠음.

4인용 텐트지만 옛날거라 그런지 좀 좁긴 하다.
앉은 키 큰 남편은 머리가 천장까지 닿겠네~ ㅋㅋ













창 밖 풍경.













유재는 오로지 밖에서만 뛰어놀고
은후는 텐트가 신기한지 안에도 들어와본다.













텐트 앞, 별채.
안방 드나들 듯 들락 날락~













 














도망가던 고양이가 갑자기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자
같이 납작 엎드려버리는 유재.

친구와 눈높이를 맞춰주는 센스쟁이.
천진난만한 따라쟁이.

참 거침없구나...^^











































겁없는 녀석들.
엄마는 고양이가 무셔~

캠핑장 주변 떠돌아다니는 도둑고양이들
다 쫓아버리고 다닌 두녀석.














우리가 첫 캠핑지로 선택한 이곳은
경기도 파주에 있는


느티나무 그늘아래 캠핑장.


아가씨시절 친구같이 지내던 동생네가 운영하는 캠핑장이다.
그래서 첫 캠핑은 꼭 이 곳으로 오고 싶었다.

처음 캠핑장에 들어섰을 때 느낌이
참 아기자기했다.
옆에는 시골 마을이 있고
계단식 낮은 산 군데군데로 알록달록 예쁜 텐트들이 보였다.


동생네가 머무는 관리실 앞마당 꽤 넓은 울타리 안에서
라브라도 리트리버 두 마리가 산다.

까만색, 크림색.
나무와 란.

집 속에 들어가 쉬고 있는지
우리집 두녀석이 아무리 불러도 안나온다.
동물들은.. 우리 두녀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듯. ^^













등빨좋은 녀석들...













형이랑 동생이랑 이제 거의 등치가 맞먹는구나...













조심성많은 첫째.
천방지축 둘째.

새침한 첫째.
수다쟁이 둘째.









 




고양이랑 얼굴을 맞대듯
또 넙죽 흙바닥에 엎드려
산딸기같이 생긴 꽃망울을 낼름 먹어본다.

무엇을 만나든... 참 거침없는 둘째녀석... ^^













산딸기같은 꽃망울들이 팡팡 터진 모습...













나른한 오후... 또 쉬고있는 고양이 발견.













노올자~













에구 귀찮어라~


















멀리멀리 도망가버렸다.

한가로운 휴식시간을
두녀석들한테 방해받고 싶지 않겠지.
그 마음 내가 잘 안다...^^













별로 챙겨온 짐도 없는데 트렁크가 가득찬 건
요 자전거들 때문.

두녀석들 삶의 낙...





























































저녀석들 아직도 안갔네...
하고 있을까? ㅋㅋ

































두녀석들 다가가면 냅다 도망가는 고양이들.
또 한마리 쫓았다. ㅋㅋ





















집으로 돌아가는 길...







































빨강파랑 세모난 텐트...
코펠 속에 들어있던 장난감같이 작은 국자와 주걱...
설익은 밥...
펌프질로 콸콸 쏟아내던 물...
고요한 밤 귀뚜라미 소리...
밤하늘의 별...
잔디밭에서 평화로이 풀뜯던 염소떼...
콩장같던 염소똥...

.
.
.

나의 어린시절 캠핑에 대한 기억들... : )



















캠핑보다는... 완전 소풍 분위기 우리집.
저녁은 아빠가 사냥해 온 고기로~













집에서 다 씻어와서 할 일도 별로 없고...
차릴 것도 별로 없고...ㅋㅋ












차린 건 없지만 맛있게
많이들 먹어다오. : )














우리집을 올려다봤더니
텐트도 안보이고... 아무것도 안보여 집에갔나 했단다. ㅋㅋ
우리의 조그만 집이... 나무와... 다른집 텐트들에 가려져 안보였나보다.

밤에 불놀이라도 하고 노라고
동하가.. 테이블이랑.. 의자랑.. 화로대랑.. 등등..
살림살이들을 빌려주었다.
순식간에 우리집도 모양새가 달라졌다. ㅋㅋ
고마워 동하야~
첫 캠핑을 이곳으로 오길 정말 잘 한 것 같아...














장작에 불을 붙이고 얼마 안있어 아이들은 졸려서 들어가고...


나는 동하랑 밤이 깊도록 이야기를 나눴다.
거의 5~6년만에 만난 친구와 오붓한 시간 가지라고...
아이들 재우는 척(?) 자리를 비켜준
남편의 깊은 마음 씀씀이 고마워요.

동하랑 오랜만에 이야기나눈 그 시간도 참 좋았고
따뜻한 불가에서
장작이 활활 타오르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그 시간도
그저 좋았다...


멋부리고 힐 신고다니고 하던 우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이제는 두 아들 엄마되어 정신없이 지내는 내 옆에
이제는 산장의 안주인이 된 동하가 따뜻한 숄을 두르고 앉아있었다. 

우리는 또 어떻게 변해갈까......













아쉽지만 밤이 깊어 동하는 가고...
남은 장작을 남편과 같이 태우고 놀았다.

우리도 이런 화로대 하나 있음 좋겠다...
뭐 그런 얘기들을 했었나...? ^^

































잠자리에 까탈스런 두녀석들
밤에 잠못자고 울어서 민폐끼치는건 아닌가 은근 걱정했는데
잘 때 되니 잘 잔다.

새벽에 바닥에서 찬기운이 많이 올라온다길래
전기요도 사왔는데 자다가 더워서 이불을 다 차버렸다는...^^
그래도 바닥은 따뜻해야해.













밤이 예쁜 캠핑장...














새벽 한 5시쯤이었을까?
영롱한 새소리에 잠에서 깼다.


뻐꾸기 + 온갖 새들...


봄날은 간다 영화에서... 자연의 소리를 녹음하고 다니던 유지태의
털마이크와 녹음기... 그게 딱 필요한 순간이었는데...
아까웠다. 그 아름다운 새들의 합창소리를 그냥 듣고 흘려보내기가...


가만 누워서 듣고 있으니 곧 은후가 깬다.
유재와 남편은 쿨쿨 자고
은후와 둘이 예쁜 새소리를 들으며 아침을 맞았다.













유재는 정말 시체처럼 자는구나...
새소리에 아랑곳 않고 참 편하게도 잘잔다.













유재 자는 모습이 너무 귀엽단다.
엄마는 은후 너도 너무 귀여워~ ^^













일어나면 또 티격태격 할거면서...
자고 있으면 꼭 이렇게 옆에 가서 건드린다.













어깨 시리다던 남편.













아침에 우리 텐트 안에서 줄타기를 하고 놀던 거미.













같은 녀석 다른 느낌.














저녁땐 이집 저집 숯불구이 고기냄새 솔솔~ 거의 메뉴 통일인 듯 싶더니
아침 메뉴는 이집 저집 솔솔~ 풍겨오는 냄새가 다 제각각이다.


우리집은 담백한 된장찌개.


넓직한 스텐그릇 하나 뒤집어 도마로 쓰고
집에서 다 씻어 손질해온 재료들 싹둑싹둑 썰어넣어
간단히 요리를 끝냈다.
것참... 살아있는 소꿉놀이가 따로 없더라는...


남자는 집짓고,
여자는 밥짓고.

남자는 사냥하고,
여자는 고기굽고.

그런 원시시대 야생 본능의 재미가 살아나는 것 같다.
캠핑은.

근데 우리집은 집도 밥도 고기굽기도 다 남편이 했네...
이상타......
나도 뭔가 열심히 많이 한 것 같긴 한데...^^;;














밥먹고 한숨 돌리고 있는데 갑자기 날이 급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웬 예보에도 없던 소나기...??!!@.@
그늘막도 없는 우리집은 비오면 완전 낭팬데...@.@

급 철수 시작.
거의 5분도 안돼 철수 다하고 마지막엔 비 몇 방울 맞으며
거의 짐들 둘둘 말아 트렁크에, 뒷자리에
쑤셔 넣듯 밀어넣고 우리자리 철수 완료했다!! @.@


몇 분만 늦었어도 비 쫄딱 맞을 뻔.

앞에 보이는 나무가 느티나무 그늘아래 캠핑장의
명당
느티나무다.








 




주룩주룩 비맞으며 돌아가는 길...




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지???

생각하면 그저... 하하하...!!!

: D














남편은 내내.. 군대식 캠핑이라 했다.
난 군대에서 캠핑을 해보지 않았으니 그게 어떤건지 알 길 없으나
암튼 요번 우리의 캠핑이 군대식 캠핑 스타일이었나보다.


단순하게... 거칠게... 조금은 불편하게......


워낙 두 아들내미 챙기기만도 그 자체로 큰 짐(?)이기 때문에
장비를 더 늘리는건 우리에겐 거추장스런 일일 뿐이다.


지름신 중에서도 캠핑장비 지름신이 제일 무섭다는데...
장비 늘리다보면 마지막은 차 바꾸게 되고...

캠핑 잡지 한두페이지 넘겨보다보니
정말 갖고 싶은 장비들이 눈에 쏙쏙 들어온다.
다른 건 몰라도 딱 이거 하나만 사볼까?
싶은 물건들이 한페이지 건너 하나씩이다. ㅋㅋ


그래도 남편과 나는 생각이 같아 다행이다.

간소하게 다니자.
미니멀 캠핑♡

머무르는 동안 조금 편하게 지내는 것 보다
간편하게 떠나고 간편하게 돌아올 수 있는 게
우리는 더 좋다.
그리고 덜 피곤하다.
그리고 그렇게 떠난 요번 캠핑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물론 동하네의 크나큰 지원이 있기도 했지만..^^;;














근데 다른건 몰라도
난 해먹이 참 사고싶다.
세상 시름 다잊고 대롱대롱 매달려 좀 쉬게...
물론 아들내미들이 가만 내버려두지 않겠지만...^^



몇 가지 위시리스트를 더 꼽아보자면


첫째, 타프.
요번엔 그다지 덥지도 않았고
비맞기 직전에 철수해, 없어도 그만이었지만
땡볕 내리쬐는 여름엔 필수일 것 같다.


두번째, 미니 테이블이랑 의자.
우리는 돗자리 세 장 가지고 가서
텐트 치면서 두 장 쓰고, 현관으로 한 장 썼는데...
좌식생활이 좀 불편하긴 했다.
미니 테이블세트 하나 있음 여러모로 용이할 것 같다.


세번째, 미니 화로대.

그리고... 에어매트도 부피 작은걸로 새로 사얄 것 같고...
전기요를 쓰려면 긴 전기선도 필요했다.
에구... 이렇구나...
끝이없네...

녀석들 자전거 두 대 뺄 자리만큼만 좀 구입해 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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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우리의 첫 캠핑은
이미 좋은 추억이다.

담번에도
초록빛 많은 곳으로
어디든 떠나보려 한다.

^^









    2012. 5.26~27.   느티나무 그늘아래 캠핑장 













Posted by 살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