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결혼기념일

2009. 12. 1. 20:36 from pink






로맨틱하게 보냈던 첫번째, 두번째 결혼기념일과는 달리
요번엔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지나가려고 했다.
결혼 3년째 되는 날을 코앞에 두고 결혼 이후 가장 큰 부부싸움을 치른 우리에게 닥친 결혼기념일이란 결코 기분좋게 축하할 날이 아니었다.

돌돌 말아놓은 은후의 똥기저귀가 변기 속으로 굴러 떨어지면서 시작된 싸움은
며칠간 냉전으로 이어졌고, 그 사소한 시작만큼이나 그 끝도 밍숭맹숭 싱겁고 가볍기만 했다.
정말이지 요번엔 밥도 안해주려고 했는데... 맘속으로 궁시렁대며
남편이 퇴근할 무렵 은후와 둘이 꽁꽁 무장을 하고 장을 보러 나섰다.
작년 이날도 참 추웠는데 올해도 참 춥다.
작년엔 하루 전날 첫눈이 왔었는데 올해는 다음날 새벽, 첫눈이 얇게 쌓여있었다.
우리가 결혼하던 그 날은 참 따뜻했었는데...
이젠 꼭 이맘때쯤 첫눈이 오는구나.








뚝딱 정한 메뉴.
짜장면곱빼기와 군만두.







은후도 짜장면을 좋아한다.
가끔 중국집에서 시켜먹으면 옆에서 하도 달라해서 한두젓가락 맛만 보여줬는데
이날은 맘껏 먹게 했다.






엄마짜장면이 더 맛있어요~ 중국집보다~
라고 말하고 싶은거겠지? >.<
아빠는 세그릇짼가?






은후가 뱃속에 있을 때 만들었던 식탁보도 깔았다.








촛불 세 개.
우리도 셋.

내년엔 촛불 네 개.
우리도 넷.

해마다 가족이 늘어가고
우리의 하루하루도 나날이 더 보글보글대는구나.


화가나면 불같이 뜨거워지는 남편과
화가나면 얼음같이 차가와지는 아내.
비단 화가났을 때 뿐이랴.
참 다른 우리 둘.. 벌써 3년이나 같이 살았구료. ^^
우리 싸울땐 싸울더라도
돌아오는 우리의 자리는 늘 이렇게 행복한 모습이었음 좋겠어요.
내년 이날은 더 활짝 웃으며 보내요. ^ㅡ^♡






200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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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