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09. 10. 30. 08:14 from white



22개월.
말썽대장 중의 대장 중의 대장 중의 대장.

난 궁금하다.
22개월 사내아이의 말썽의 한계는 도대체 어디까지인건지.
한 달 전에도 생각했다.
21개월 사내아이의 말썽의 한계는 도대체 어디까지인건지.
그 전 달에도 생각했었다.
20개월 사내아이의......
그 전 달에도... 그 전 달에도...

한 18개월 부터였던 것 같다.
이녀석의 말썽이 나의 인내심의 한계와 부딪히기 시작한 것이.

이녀석의 제일 고약한 버릇은 무엇이든 집어던지는 것. 
특히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변기 안에 슬리퍼 빠뜨리고 물내리기. 옷, 모자, 장난감 등등 내키는대로 빠뜨리기.
지금 우리집 변기는 이놈이 던진 무엇인가에 막혀버려(아마도 칫솔) 압축기도 관통기도 소용없고 변기를 뜯어내야 할 상황이다.
싱크대에 핸폰던져 먹통만들기. 리모콘이랑 배터리랑 분리해서 따로 던지기.
베란다 방충망 열고 슬리퍼 한짝씩 던지기. 나뭇잎 던지기. 청소용구 던지기.
힘은 또 어찌나 장사인지.
19개월부터 냉장고문을 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냉장고 안을 제 방 드나들 듯 한다.
문은 또 어찌나 세게 부서져라 닫는지 세워둔 물병이 넘어져 냉장고 안이 물바다가 되기도.

둘째가 생기고 입덧이 너무 심해 내가 한동안 거의 같이 놀아주질 못했다.
하루 세끼 밥 챙겨주는 것만도 너무 큰 일이었으니까.
그래서인지 그무렵 한층 말썽이 심해진 것 같다.
말썽을 부리면 누워있던 엄마도 벌떡 일어나게 만들었으니까.
호통치고 때리고 혼내는 엄마라도 옆에서 관심을 주는 엄마가 더 좋았나보다.
모르겠다.
암튼 그냥 한창 말썽이 심할 시기에 그런 이유까지 더해진 것 같다.

22개월.
두 돌이 두 달도 안남은 요즘.
엄마와 나란히 앉아 그림을 그리고 동화책을 보고 쫑알쫑알 얘기를 나누고
손을 잡고 길을 걷고.
그런 평화롭고 정적인 풍경을 상상했었나.
현실은 참 거칠고 요란스럽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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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