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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그네

2010. 6. 7. 23:07 from white





마음같아선 꽃과 나무가 자라는 마당 넓은 단독주택에 살면서
그 중 제일 오래된 나무 제일 튼튼한 가지를 골라 그네를 만들어 달아주고 싶었다.

아기가 태어나 자라면 나무를 깎아 책상도 만들어주고 책장도 만들어주고...
손때묻도록 오래오래 쓸 수 있는 튼튼한 가구들을 직접 만들어주고 싶다던 아빠는
막상 아기가 태어나고 자라 조그만 나무그네 하나 만들어달라는 엄마의 부탁을 1년이나 미뤄왔다.

꿈과 현실은 이렇듯  괴리가... ㅋㅋ
어찌되었든.
그네는 완성되었다.







좌판은 30mm두께 미송원목을 가공 주문하고, 그네줄은 안전로프 판매하는 곳에서
지름12mm 마닐라로프-바나나나무 일종인 아바카 섬유로 제작된 천연섬유로프-를 사서
안전로프 매듭짓는 법을 검색해 가장 튼튼해보이는 방법으로 천장 후크와 좌판에 연결시켰다.


이렇게 만들어 달아준 게 1월인데...
은후는 5월이 되어서야 타기 시작했다.
등받이도 없고 바닥도 넓고딱딱한 나무 그네를 타기위한 균형감각과 용기가 
이제야 슬슬 생겨나기 시작했나보다. ^^

그래도 아직 "밀어줄까?" 물으면 싫단다.
"꼭 잡고 타~" 라며 문턱을 발로 짚어가며 스스로 속도를 조절한다.
재밌어하면서도 아직은 긴장한다. ^^







그네가 거의 멈출때 쯤 양 손을 놓고  "꺄아~~~~"
버둥버둥 떨어지는 척 하며 엄마의 놀라는 반응에 깔깔대며 좋아하기도 하고
빈 그네를 그냥 흔들흔들 밀며 놀거나 배를 깔고 누워서 타기도
말타듯 옆으로 앉아 타기도 한다.








엉덩이도 딱딱하고 손잡이도 까칠까칠하고 중심잡기도 힘든 나무그네보다
은후는 어쩌면 알록달록 뿡뿡이 그네를 더 맘에 들어했을지 모른다.
엄마는 또 엄마맘대로 했다. >.<

암튼.
가끔 빌려탈 수도 있고
은후랑 같이 탈 수도 있고
엄마는 뿌듯하다.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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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