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청소

2009. 11. 19. 14:02 from white


언제부턴가 베란다 청소담당은 은후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베란다 창문에 달라붙어 
주차장에 세워진 자동차를 구경하며 하루를 시작하던 아기는
맨발로 슬금슬금 세멘바닥에 내려가려하다가도 엄마의 "이놈~~~" 소리 한마디면
냉큼 다시 올라오곤 했었는데... 이젠 스스로 제 신발을 챙겨신고 내려가
물뿌리개로 화분에 물을 주고,
빗자루로 바닥을 쓸고 창문을 닦고
다 말라죽은 화분들도 돌본다. ^^






"뜩딱뜩딱" 청소하는 은후.







바닥도 쓸고요,
이쪽 저쪽 창문도 문지르고
벽도 문지르고.  바빠요.
깨끗이 빨아 널어놓은 이불은 안문질러두 돼요. ㅠ.ㅠ








혼자 한참 놀다가 엄마를 부를 때, 이유는 한가지.
벽에 높이 걸린 호스를 내려달란 소리.

"안돼요~ 감기걸려요~"

라고 말하면 한동안 땡깡이 계속된다.
엄마가 하는건 다해보고 싶어가지구. ㅋㅋ








한참을 놀고서도
불러도 들은체도 않고 쭈그리고 앉아
잡동사니들을 다 뒤질 자세로 있길래

"은후야 마루에서 빠빵타자~~~"

했더니 그자리에서 신발을 벗어던지곤 냉큼 달려온다.

은후에게 빠빵이란
그런 존재다. ㅋㅋ



얼마전 이녀석, 별 이유도 없이 어느날 문득 감기에 걸렸었는데
아마도 쌀쌀해진 날씨에 베란다에 자꾸 들락날락거려서 그랬던 것 같다.
아니면 하루에도 몇 번씩 냉장고 안을 들락거려서였던가.

문을 잠궈놔도 스스로 열고나갈 수 있게 된 이상,
이젠 그저 춥지 않도록 옷 한겹을 더 입혀주고 발시렵지 않게 양말을 신겨
자유로이 놀도록 내보낸다.
안그래도 추워서 밖에도 잘 나가지 않으니. 바깥세상이 얼마나 그리울까.
너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해주기로 했다.
부디 감기만 걸리지 말아다오.
엄마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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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