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2013. 11. 20. 22:31 from white




아침마다 유치원 버스 같이 타는 다섯살 동생이
은후오빠 피아노학원 끝나자마자 108동 앞 놀이터로 오라고
만나서 같이 놀자고 해 그러기로 약속을 하고왔단다.

그러더니 피아노학원 갔다오자마자 정말.. 자기 약속해서 나가야한다며.. 간식도 안먹고.. 헬멧 주섬주섬 챙겨쓰고 장갑끼고 무장을 하곤 자전거 끌고 바로 휭~ 바람처럼 사라진다.

아이들끼리의 약속...
과연 동생이 나올까...?

그래도 약속을 했다니......










4시 40분에 나갔는데.
5시 정각에 돌아오기로 했는데.
나간지 40분이 지나도록 오지 않는다.
만났나? 노느라 늦는건가? 추울텐데...










결국 다섯살 동생은 나오지 않았다.

은후는 동생을 기다리며 40분을 앉아있었단다.
나간김에 자전거라도 좀 타고오지 왜 계속 앉아서 기다려 춥게~
자전거는 한바퀴만 돌고. 아무도 없는 추운 놀이터에서 동생이 올까봐
계속 우두커니 앉아서 기다리다 온 우리 은후. ㅠ.ㅠ
동생 주려고 가져간 초코마가렛트는 자기가 기다리면서 다 먹었단다. ㅋㅋ











동생이 약속을 안지켰다고 속이 상한 은후.
추운날 동생 혼자 나올 수가 없었을거야... 뭔가 사정이 있었을거야...

추운데서 오래 기다리다와서인지 은후는 엄마가 저녁을 준비하는 사이
밥도 안먹고 마룻바닥에서 이불을 덮은채 일곱시도 안 돼 잠이 들었다.


사실 엄마는 처음부터 동생이 나올 것 같지 않았어...

약속을 지킨건 은후다.

혼자 잠 든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찡...
예쁜 너의 마음을 엄마는 사랑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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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