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하지 마세요

2013. 2. 23. 23:24 from milky


 





첨 보는 사람 앞에서 새침떼기로 돌변해 낯가리는 첫째아들만 키우다
낯선 사람한테도 거침없이 다가가 인사하는 둘째아들 모습 보고있노라면
사교성으론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사람 좋아하고 붙임성 있는 성격을 타고났구나 싶다. 뭐 전형적인 둘째들의 성격이기도 하고.^^

아기띠로 엄마한테 대롱대롱 매달려 다니던 시절부터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람 만나면 일단 "아빠!! 아빠!!"
조금 더 커서는 90도 인사하며 "안시요~~~(안녕하세요)"
요즘도 밖에 나가다 엘리베이터 1층에서 사람을 만나면
"안냐시요~~~ 나 갔다 올께요오?"
우리집 오시는 택배아저씨, 배달기사님, 방문자 누구에게나 "안냐시요~~~(안녕하세요) 안녕 가시요~~~(안녕히가세요)" 꾸뻑~

인사성 밝고 다 좋은데... 문제는 호칭이다.
웬만한 4,50대 이상 중년의 아저씨들은 무조건 할아버지고 중년의 아줌마들은 무조건 할머니다.
얼마 전 저녁땐 초인종 누르고 호구조사하러 찾아온 반장 아주머니 보고 반갑게

"할머니~!! 할머니~!! 안냐시요~~~" ㅡㅡ;;

다행히 옆에 있던 형아가 "야 이유재~ 할머니 아니야~~ 할머니 아니야~~" 해서 그나마 급 당황스러울 뻔한 상황은 모면했지만 할머니 아니라는 건 아마도 우리 할머니 아니란 뜻이었던 듯.ㅋㅋ 어쨌든 고마웠다 이은후.

어제는 찬바람 쐥쐥 부는 사람없는 놀이터에서 형아랑 단둘이 놀다가 저멀리 지나가는 중년의 아저씨 발견하곤 또 반갑게

"하부지~~!! 하부지~~!! 안녕 가시요오~~~!!"

어찌나 쩌렁쩌렁 외쳐대는지. 엄마는 민망.ㅡㅡ;;
흠칫 뒤돌아보던 아저씨, 그냥 외면하고 다시 갈 길 가셨지만 아마 분명 자신의 귀를 의심하셨을테고 분명 집에가서 거울들여다보며 고민좀하셨을 것이다. 내가 벌써 할아버지로 보이나...??? 하고.
아니요... 아니거든요...ㅠㅠ

유재가 쓸 수 있는 엄마, 아빠 이외의 최고의 애칭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설령 지나가는 아가씨가 아줌마~~라는 호칭을 듣더라도 전혀 기분나빠할 일이 아니다.
아이들의 호칭에 대한 개념은 아직 미완성이며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우울한(?) 개념도 섞여있지 않으니.
부디 오해마세요.^^;

그럼에도 아이가 던져놓은 그 한마디에 급 어색해진 기류를 그대로 감내해야 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어른들의 몫. 엄마가 수습한들 이미 당사자는 상처받았을 뿐이고...
옛말(?)에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아이들이 보는 눈이 정확한 것이다...

ㅋㅋ

아들아... 이젠 그냥 부르지 말고 인사만 해라...ㅡㅡ;;
이러다 여러 아주머니, 아저씨들 상처받으시겠다......









알턱없는... 이 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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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