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튀기는 형제

2013. 3. 9. 22:28 from milky




우리 두녀석. 사이가 나쁜건 아니다.

동생생기고도 샘한번 안부린 은후이고
아직까진 형을 세상에서 하나뿐인 친구로 여기고 사는 유재다.

좀 과격하게 놀다 다쳐서 그렇지..
장난기 발동해 가끔씩 서로 시비걸고 티격태격 놀리며 약올려서 그렇지..
엄마보다 아빠보다 더 좋은 서로의 놀이동무가 된 지 오래다.

단, 이런 의좋은 관계가 한순간에 무너져버리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은후가 열심히 초집중해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 유재가 막무가내로 참견하며 일을 망쳐놓는 상황. 그 순간이 문제다.
그 땐 인정사정없이 동생을 밀어버리거나 내동댕이쳐버려 유재가 봉변을 당하기 일쑤다.










아무리 화가나도 동생을 때리거나 밀지 않는다.

일단 말로 해라.
이것만은 거의 주입식 교육시키듯 수도없이 설명하고 일러주고 있지만
일곱살 아이에게도 화란 감정이 있고 분노란 감정이 있는데...
때론 차마 동생을 때리진 못하고 분에 못이겨 자기 허벅지 때리며 펄쩍펄쩍 날뛰며 우는 모습을 바라보고있자면... 그래 형이 된 니가 무슨 죄니...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어제.
점심으로 먹을 감자 찔 준비를 하고있는데
아이들이 놀고있는 안방에서 퍽!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유재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뒷통수를 움켜잡고있는 유재 손의 핏자국
머리카락 사이로 흐르던 무서운 붉은 피... ㅠ.ㅠ

창틀에서 자동차놀이를 하고 있는 은후 옆에서
유재가 은후의 자동차 정렬을 흐뜨러뜨리고 자동차 몇 개를 베란다로 던져버려 은후의 분노게이지가 폭발했다.
순간 밀쳐버렸는데 하필 뒤로 넘어지며 침대 모서리에 뒷통수가 찍힌것이었다.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
아픈 것보다도... 너무도 사랑하는 형아가 너무도 야속한 듯... 평소 잘 울지 않는 아기는 너무도 슬피 흐느끼며 오랫동안 울었다.

하얀 가제수건에 둥글게 둥글게 붉은 피가 몇군데 물들더니 곧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응급실에 가야할 상황은 아니었고..
얼른 구급상자를 찾아 소독약을 뿌리고 피가 얼른 멎도록 붕대로 꽁꽁 싸매주었다.










"유재야 미안해~" 하는 형아에게
울면서도 "괜찮아~~~ㅠ.ㅠ" 하던 유재.
울면서도 "엄마 감자 빨리 먹고파요~ㅠ.ㅠ" 하며 더 큰 소리로 엉엉 목놓아 슬피 울던 유재...








 

많이 먹어...ㅠ.ㅠ
내 아기... 이렇게 붕대 감고 있으니 너무 많이 아파보여...ㅠ.ㅠ










머리뼈는 괜찮겠지?
내가 맨날 이런 뼈다귀 옷들을 입혀서 자꾸 이렇게 다치나?
별 생각이 다 든다...










 



 



 



그래도 곧죽어도 형아 옆 파고들기~
사랑해 횽아~♡


잠든 유재 옆에 누워 유재 손을 꼬옥 잡고 평소보다 훨씬 일찍 은후도 잠이 들었다.
제깐엔 많이 미안하고 걱정도 되었나보다.

휴... 하루하루 눈물의 횽아사랑...동생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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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