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control

2009. 5. 26. 12:18 from white




뱃속에서부터 있는 듯 없는 듯 얌전하게 놀았던 은후는 태어나서도 참 순한 아기였다.
미운 다섯살이니 미운 세살이니 해도... 이렇게만 쭉 자라준다면 부드러운 말로 잘 타이르고 설명해주면 문제 없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가 나로부터 점점 하나의 독립체로 성장해가면서,
또 왕성한 에너지와 왕성한 호기심에 따른 말썽들이 하루하루 늘어가면서... 어느날 문득 영락없이 말썽쟁이 사내아이를 키우는 호랑이 엄마 말투로 변해가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부드러운 엄마였는데~ 이녀석이 자꾸 나를 와일드하게 만드는구나 싶은 한편, 내가 언제부턴가 아이 앞에서 감정조절이 너무 서툴었구나 싶다.
이녀석 또한 전에 비해 점점 고집이 세지고 땡깡과 짜증이 늘어가고 있는 걸 보면서
나의 말과 행동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자꾸만 잊고 행동하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늘 이론과 실제는 엄연히 다르고 육아또한 예외가 아니라는걸 몸소 느끼며 지내고 있는 하루하루...

우리 둘 사이에 전과 같은 잔잔한 평화로움이 회복되는 방법은 결국 내가 좀더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사랑을 듬뿍 쏟아부어 주는 일 뿐인 것 같다.
아이가 이젠 많이 컸다 싶었던 것 같다.
오로지 아이만 바라보고 아이에게만 집중하던 때가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아이에 대한 조심스러움도 예전만 못하다.
혼자서도 잘 노니 그냥 혼자 놀게 방치하는 시간도 많았던 것 같다. 나는 묵묵히 내 할 일을 하며...
무얼 하든 늘 엄마가 곁에 있어주면 좋겠는데... 엄마는 요즘들어 그 눈빛을 알면서도 외면한 적이 많았다.
무의식중에... 그래도 이젠 많이 컸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직도 엄마 품이 마냥 좋은 어린 아이일 뿐인데...
엄마의 따뜻한 눈빛과 손길이 더많이 그리웠던거구나.
참 미안해진다... 이젠 절대 잊지 않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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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