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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9.05 자연 속 친구들
  2. 2009.05.14 달팽이 소동 5

자연 속 친구들

2013. 9. 5. 12:13 from green


#1.

아파트 현관 옆 화단에서 어느날 거미 한마리를 발견했다.
며칠 후 자연관찰책을 보다 은후는 그 거미가 무당거미란 걸 알게 되었다.

화단앞을 지날 때마다 들여다보고.. 오고가며 거미와 인사를 하고
꽤 질긴 거미줄을 손으로 튕겨도보고 거미를 건드려 놀래켜도보고..
맨날 그렇게 귀찮게 했더니만 어느날 거미는 한그루 뒷편 나무로 이사를 가버렸다.

이제는 몇 걸음 멀찌감치서 봐야하지만 요즘도 가끔씩 주변의 기다란 잔가지들을 주워
거미줄을 튕기며 우리가 왔다고 인사하곤 한다. ㅋㅋ
비오는 날은 두녀석들 거미 비맞는다고 걱정을 하지만
아무리 바람불고 비가 와도 거미와 거미줄은 끄떡없다.











#2.

노랑색이라며 유재가 주은 낙엽 한 장.
가을이 오고있던 어느날..

유재 어린이집 끝나고 은후 피아노끝나는 시간이 딱 맞아떨어져 두녀석과 함께 집에 들어오던 길..
여느날처럼 무당거미가 둥글게둥글게 쳐 놓은 거미줄을 관찰하고 있는데
나비 한마리가 팔랑팔랑 주변을 맴돌더니 내 핸드폰 까만 액정 위에 살포시 날아와 앉는다.
요놈 봐라~?  핸드폰을 움직여봐도 꿈쩍않고 붙어있다.

아이들과 한참을 구경하고 날려보냈더니 주변을 돌며 팔랑팔랑 날갯짓을 하다가
다시 내 치마 위로 날아와 앉는다.
요놈 봐라~ 꽃을 알아보네? ㅋㅋ







근데 나비맞나? 나방빛깔 나비네. ㅋㅋ

보아하니 어린 나비같았다.
날갯짓이 서툴고
조금 날다 쉬고 조금 날다 쉬고 하는걸 보니...











#3.

놀이터에 가면 놀이기구는 거의 안타고 쪼르르 화단부터 달려가는 유재.
다람쥐처럼 쪼그리고 앉아 열매를 주워모으고 개미들을 관찰하고.
이제 곧 추운 겨울이 오면 개미들과 오랜 이별을 해야 할텐데.
우리 유재 심심해서 어쩌나. ㅋㅋ












우리집엔 늘 유재가 주워모은 각종 열매, 돌멩이, 나뭇가지, 강아지풀이 한가득~

















포토 by 유재.
모자 쓴 유재가 강아지풀을 끌고가고 있단다. : )









 


#4.

유재가 곤충들을 워낙 좋아해서인지
곤충들이 좋아하는 자연물들을 집에 많이 모아둬서 그런지
우리집에 자꾸 곤충들이 꼬이고 있다.
얼마 전엔 베란다에서 빨갛고 귀여운 무당벌레를 발견해 며칠 관찰했는데
또 며칠 전엔 제법 큰 거미 한마리를 발견해 병 속에 두고 키우는 중이다.







투명한 갈색에 검은 점.
비슷한 모습으로 검색해보니
황닷거미나 너구리거미인 듯 하다.

며칠을 먹이도 없이 병 속에만 가둬둔 상태라 안그래도 어디 줄만한 먹잇감 없나..
하고 있었는데.. 어제 저녁 유재가 방바닥에서 작은 벌레 한마리를 발견해 냉큼 잡아다 먹이로 넣어주었다.







입맛에 맞는 먹잇감이 아닌지.. 거미는 별 관심을 안보이고
벌레는 거미 다리끝에 닿기만 해도 파들짝 놀라며 파닥파닥 벌벌~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은후는 거미야 힘내라! 거미야 힘내라! 잡아먹으라 응원하고
유재는 벌레가 불쌍한지 근심어린 표정으로 빨리 벌레를 놓아주란다.

밤사이 벌레는 죽었고. 여전히 거미는 잡아먹지 않았다.
거미는 입맛도 없고 오로지 밖으로 탈출하고싶은 맘뿐인가보다.
먹이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화단가서 무당거미가 거미줄에 쟁여둔 곤충시체들좀 얻어다 나눠먹일까? ㅋㅋ







나뭇가지에 거미줄을 치고 꼼짝않고 매달려 잘 때면
꼭 죽은 것 같다.

몇 달 전.. 이틀 키우던 거미를 베란다로 추락시킨 사건.. 그 사건으로 인한 유재 마음속 상처 힐링용 거미로 써야겠다.
언젠간 화단에 가서 유재가 스스로 놓아주게 해줘야지. 과연 놓아줄까 모르겠지만. : )










#5.

7월 장마철 어느 날.
유재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
겁없이 도로 위까지 나와있는 달팽이 한마리를 발견하곤 집으로 데려와 두 달째 키우고 있다.





 


복숭아 껍데기를 잘먹는 녀석.
은팽이의 뒤를 이어 유팽이라고 이름 붙여주었는데 은후가 터보를 본 시점을 계기로
터보라고 이름까지 개명한 녀석이다. ㅋㅋ
우리집 터보. 우리가 잠든 밤이면 레이저를 뿜으며 거실을 질주할지도.

















내킬 때마다 먹이주는 주인 때문에 폭식과 겨울잠(?)을 반복반복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건강에 이상이 생긴 듯.
아무리 알록달록한 먹이를 줘도 맨날 까만 똥만 눈다. ㅋㅋ






오늘 아침도 유재와 함께 베란다에서 은후 유치원 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방충망에 웬 요상하게 생긴 곤충 한마리가 날아와 붙어있다.
우리집에 정말 곤충들이 많이 모여드는건지.. 아이들이 좋아하니 눈에 잘 띄는건지. : )


자연 속에서 자유로이 살아야 할 작은 친구들을 병 속에 가둬두고 키우며
작은 생명체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키우거라.. 뭐 그런걸 바라진 않겠다. ㅋㅋ
그저 너희가 좋아하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자연과 점점 더 친해지기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분명 몸도 맘도 건강한 사람으로 잘 자랄테니까.















Posted by 살구 :

달팽이 소동

2009. 5. 14. 23:04 from white

저번주였나?
베란다를 정리하다가 구석진 시멘트 벽에 붙어있는 달팽이 한마리를 발견했다.
손톱만한 제법 큰 달팽이가 속은 다 말라버린 채 죽어있었다.
여섯 살 때였나? 비 온 뒤 계단에서 발견한 커다란 달팽이를 가지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살아있었으면 좋았으련만... 불쌍한 마음에 버리지 않고 화분 위 숯 위에 올려두었다.



그러고는 잊고 있었는데... 그 달팽이를 오늘 은후가 먹었다. ㅡ.ㅡ




은후가 꺾은 잎사귀 은후가 먹은 달팽이




산책을 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베란다 화분으로 쪼르르 달려가길래
옷도 더러워졌겠다 그냥 노라구 뒀다.
한참을 놀고... 씻겨주려고 화장실로 데려갔는데...
입 속에... 사탕을 먹 듯 뭔가를 혀로 굴려가며 오물오물거리고 있는거다. 
꺼내려고 입을 열어보는 순간...
그 때 그 달팽이가 떡하니......... ............ ㅠ.ㅠ
그 땐 분명 죽은 달팽이였는데 은후가 갉아먹은 달팽이집 속으론
찐득한 달팽이 속살같은 게 보였다. 설마............ㅠ.ㅠ
입 속을 닦고 또 닦아주었지만...
그 뒤론 은후가 입을 조금만 벌려도 달팽이 껍데기 조각이 보이는 것 같은 착시현상이
하루종일 계속됐다...

그렇게 소동이 한차례 지나가고......
난 또한번 심장이 ............! ㅠ.ㅠ
별 생각없이 달팽이를 잠시 넣어두었던... 주방 옆 화분 속을 무심코 들여다봤더니...
다시 살아난 달팽이가 까만 더듬이를 하늘을 향해 있는대로 쭈악 뻗고는
두리번두리번 이게 무슨일인가... 이리기웃 저리기웃 하듯
징그럽게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ㅠ.ㅠ
쭈악 뻗은 더듬이처럼 정말이지 내 머리카락도 하늘로 쭈악 뻗어버리는 기분이었다.









은후의 침범벅으로... 긴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달팽이.
이놈도 어지간히 놀랐겠지.
비가 온 줄 알았으려나? ㅋㅋ
그나저나 우리집엔 어떻게 오게 됐을까?
언제부터 같이 살고 있었으려나?
암튼 은후가 살려냈으니... 은팽이라고 이름붙여주고
오늘부터 잘 키워봐야지. ㅋㅋ


심장이 덜컹덜컹했던 하루다... 휴............





달팽이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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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