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

2009. 12. 10. 13:42 from white
                                
                                
산타할아버지가 은후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맡겨두고 가셨다. *^_^*









은후가 크리스마스에 태어난 아기라는걸 알게되면 사람들의 반응은 두가지로 나뉜다.

와우~! : D  
vs. 
저런... 어떡해... : (


나는 와우~! 라고 생각하는 쪽이기 때문에 "저런... 어떡해..."라고 말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크리스마스에 생일이 묻혀지나갈까봐 그런건가? ^^
어떤 사람들은(특히 아빠들) "선물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어 좋겠네요~" 라고도 한다.
ㅋㅋ
하지만 난 두가지 선물을 꼭 따로따로 챙겨주려고 한다. 작년에도 그랬고.
크리스마스 선물은 산타할아버지가.
생일선물은 엄마아빠가.


나와 언니는 꽤 늦게까지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믿었다.
엄마는 대문 밖 눈 위에 커다란 산타할아버지의 발자국을 만들어놓기도 하셨고,
어느날 산타할아버지가 엄마아빠라는 말을 밖에서 듣고 돌아왔을 땐
비밀을 얘기해주시듯 말씀하셨다.
사실 산타할아버지는 딱 한 분만 있는게 아니라 나라마다 있고
각 동네마다 동별로 한분씩 계신거라고...
계신거라고. -_-+
그 말을 듣고 산타할아버지에 대한 나의 믿음은 몇 년 더 연장되었었다.
카드에 쓰여진 산타할아버지 글씨가 엄마글씨랑 많이 비슷해보여도
그냥 비슷하구나 했을뿐 의심하지 않았고,
저녁잠이 많았기 때문에 밤을 지새우며 산타할아버지의 등장을 몰래 엿볼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저 찰떡같이 믿었다.

그때의 설레임은 지금과는 또 다른, 아주 강한 기다림 이었고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동경이었다.
우리 은후에게도 해마다 그런 마음을 선물해주고 싶다.








며칠 전 은후와 크리스마스 트리를 꺼내 장식했다.
베란다에서 낑낑대고 박스 3개를 들고오는 엄마를 보더니
한상자를 덥석 들고가 자기가 옮긴다. 이런 듬직한 아들을 보았나.
다 만들고 빈 박스를 후딱 내놓고오려고 나가니
자기도 어디선가 굴러다니던 박스 한개를 들고는 또 냉큼 쫄랑쫄랑 맨발로 쫓아나온다. 귀여운 녀석. ^^


은후는 2년 전 우리부부가 받은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은후를 선물로 받아서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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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 :

슬픈 사슴

2009. 12. 10. 13:15 from white



주말 저녁.
화장대 앞을 지나가다 언뜻 거울 위에 뭔가가 있어 보니
사슴 한마리가 섬뜩한 포즈로 곤두박질쳐 있다.
범인은 보나마나...... ㅡ.ㅡ+
스무살 봄부터 곁에 두고 지내온 나의 유리사슴.
조카 지유가 애기때 다리를 한번 부러뜨렸었는데
요번엔 은후가 종이받침에서 부욱 뜯어버렸다.
뜯어진게 대수냐... 깨지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지 싶어
은후에게 주의를 주고 다시 제자리에 두었다.









그 다음날 저녁.
방에서 와장창 소리가 나서 가보니
남편이 책상 위에 있던 연필꽂이를 떨어뜨려 박살을 냈다.
흩어진 펜들 사이에 목이 뿐질러진 채 나뒹굴고 있던 나의 밤비볼펜. ㅠ.ㅠ







그 아들에 그 아부지다.
어째 사슴들만 골라서...... ㅜ.ㅜ
우리집 두 남자는 내 물건을 좀더 조심히 다뤄주었음 좋겠다. ㅠ.ㅠ





────────────────────────────────────

오늘보니 사슴은 다시 거울 위에 올라가있다.
은후에겐 이제 저기가 제자리인 것 같다.
그냥 저 자리에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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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 :

for Melody

2009. 12. 8. 14:20 from white






뱃속에 있는 멜로디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은후를 안아줄 땐 좁다고 밀어내기도 하고
밥먹을 땐 좋다고,
늦게까지 안자고 있을 땐 빨리 자라고,
불쑥불쑥 신호를 보내온다.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요번엔 한 10주 접어들면서부터 태동을 느낀 것 같다.
은후때는 한 20주는 되어서야 아주 조금씩 느꼈던 것 같은데...
그만큼 그사이 내 뱃속이 많이 넓어졌단 소린가?
암튼간에 첫째때와 둘째때는 여러가지로 참 많이 다르다.
나의 변화인지, 아이의 차이인지.








for Melody♡

2주정도에 걸쳐 틈틈이 바느질을 했다.
멜로디 입힐 배냇저고리랑
모자, 신발. 그리고 원숭이 인형.
성격상 한번 시작했으면 몰아쳐서 뚝딱 끝을 봤어야겠지만
요번엔 은후를 돌보느라 그럴 수도 없었거니와
은후때 그렇게 몰아쳐서 만들었다가 허리랑 눈이 많이 아팠던 기억이 나
요번엔 여유로이 시간을 두고 천천히 했다.








정말 앙증맞다. 이렇게 조그만 사람. 멜로디야~
맘에 드니? 니꺼야~ ^^








이 원숭이인형은 결국 은후차지가 되었다.
얼굴, 몸통, 팔다리를 연결해 원숭이 모양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은후가 호시탐탐
노리며 끌고가려고 해서 겨우 완성했다.
코를 잃어버려 온집안을 다 찾기도 하고. 결국 코는 속살을 떼어다가 만들었다. ^^;;
원래모양대로라면 팔이 대(大)자로 펴지는데 사진찍는다고 원숭이가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있다. ㅋㅋ
뱃속에 삑삑이도 하나 넣어줬다. 끽끽~ ^^





。。。。。。。。。。。。。。。。。。。。。。。。。。。。。。。。。。。。。。。





은후때 만들었던 것들도 기념으로 같이 올려본다.
배냇저고리, 속싸개, 손싸개, 발싸개, 모자, 보넷, 턱받이2개.
참 많이도 만들었네.^^
화이트 일색에 리본... 프릴...
나의 바람이 담겼던걸까?
옷들이 여자아이스럽다.








딸랑이 두개랑 공.
딸랑이 두개는 판매하는 제품이 아니었는데
쇼핑몰 쥔장에게 전화를 걸어 원단을 얻었다.

말랑말랑 수건같은 천이라 감촉이 좋다.
목마딸랑이 갈기랑 꼬리 만들때도 힘들었지만
코끼리 몸통 뒤집기는 바느질 전체를 통틀어
가장 고생스런 작업이었다.
코끼리 등이 다 터질뻔했다... @.@;;

저 공은 아직도 은후가 아주 잘 가지고 논다.

멜로디가 여자아이라면
한 초딩때까지는 옷을 많이 만들어 입힐 생각이다.

사랑하는 나의 두 아이가
엄마의 사랑과 정성을 
따뜻하게 듬뿍 느낄 수 있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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